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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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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권을 저술하며 낡은 국가를 개혁하려한 다산 정약용의 기적 같은 삶의 현장들.

그의 진실한 삶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갔으며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10년간 드러나지 않은 다산 발자취와 삶을 찾아 쓴 역사기행문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경세가로 알려져 있다. 천문·지리·건축·의학·과학·철학·경세학에서 뛰어난 문인으로 당대에 이름난 시인이기도 했다. 이 책은 다산의 학자적 삶이나 방대한 업적보다는 ‘인간 다산’ 즉 그의 살갑고 사람다운 삶의 현장을 찾아 쓴 책이다. 유난히도 굴곡진 다산 삶의 현장을 전국을 샅샅이 뒤져내어 들여다보고 깨달아가며 사진과 글로 썼다. 땅은 쉽게 속살을 보여주지 않듯 한번으로 부족하면 다시 갔다. 또 가고 갔다. 그렇게 10년을 뛰어다녔다. 다산 삶의 중요한 장소 중 99곳을 찾아내어 현장에서 쓴 역사기행이다. 그의 인간적 삶이 녹아있는 현장은 진실의 힘을 담아 울림으로 다가온다.

감히 ‘발가벗겨진’이란 말을 썼다.

다산의 삶이나 흔적은 많이 알려져 있다. 알려진 만큼 잘못 알려지거나 그냥 스쳐지나간 것도 많다. ‘청년 다산’에서 처음 다산이 아주 어렵게 과거에 합격하고 장원이 아니었음을 밝혔었다. 시 몇 줄 내용을 가지고 현장을 찾아다닌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변화가 심한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다산 흔적을 찾는 일은 지난했다. 현장을 확인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옛 자료와 인근을 수없이 걸으며 현장을 좁혀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알려지지 않은 다산의 면모와 드러나지 않은 장소,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도 천도天道를 믿지 않듯 순리를 벗어난 세태에 분노하며 감히 ‘발가벗겨진’이란 말을 썼다.

과거시험에 부채의 먼지처럼 떨어지고 연영문에서 자존심을 버려야했다.

흔히들 다산은 쉽게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벼슬에 나아간 것처럼 알려져 있다. 그 반대다. 성균관 유생시절 3년 반 동안 등수에도 들지 못하고 뒷자리나 지키는 평범한 유생이었다. 과거시험에 19번(숫자는 수사일 뿐이다.)이상 떨어졌다. 천주학에 빠지고 일탈을 꿈꾸며 방황하는 늙은 청년일 뿐이었다. 6년 만에(생원진사시까지는 10년) 과거에 합격한 후 벼슬에 나아가서도 부침은 계속되었다. 다산이 벼슬에 나아가면 반대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끌어내렸다. 어떤 때는 임금의 화풀이로 쫓겨나기도, 3계급이나 추락해서 벼슬에 나아가면서도 연영문에서 임금께 사은해야했다. 시 잘 짓는 솜씨로 정조에 올인 하다가 결국 추락하고 만다. 겨우 살아남은 유배 18년과 해배 18년은 더 비참했다. 그냥 내동댕이쳐졌다. 그가 10만 잔의 술을 마시고 통곡해야 했다.

그는 평범한 범부凡夫였지만 필부匹夫가 아니었다.

다산은 정말 특출한 인간이었을까? 태어날 때 호기심과 기억력이 뛰어난데다 자신의 뜻에 성실한, 흔히 말하는 노력하는 천재였다. 다른 점은 특출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대인 관계나 정치적인 능력에서는 뛰어남이 보이지 않는다. 벽에 부딪치면 은자의 삶을 꿈꾸다가 정치가의 꿈을 꾸는 방황하는 필부에 지나지 않았다. 시를 빠르게 잘 짓는 천재성만 이어졌다. 그런 그가 필부를 벗어난 결과를 이룩한 것은 오직 한가지였다. 자신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끊임없이 실천하는 행동파 지성인이었다는 점이다. 그 점이 600여권 저술의 기적을 만든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차벽
저자 : 차벽
저자 차벽

다산은 세상이 ‘장난마당戱場’이라고 소리쳤다. 처음에 나는 그 외침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장난마당인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살아왔지 않은가고 후회하게 되었다. 하지 않아야할 걱정과 근심 속에 방황하고 머뭇거리며 시간을 낭비한 것을 가장 후회했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뿌리’시리즈 등 사진을 찍는 틈틈이 다산 역사기행을 해왔다. 다산학으로 인문학을 접하고 그에게 경도되었다. 10년간 다산 삶과 흔적을 찾아 구석구석 전국을 뒤져내어 여행했다. 그제야 그가 외친 ‘장난마당’인 인간 삶이 보였다. 그 현장에서 부자처럼 감동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글을 썼다. ‘다산의 후반생’, ‘청년 다산’, ‘관료 다산’, ‘슬픈 백자’, ‘꽃을 읽다’ 등 저술과 세 번의 개인 사진전을 열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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