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노트, 박성우, 미용실이론, 수술방, 드레싱, 병원, 의사, 종합병원, 진료비, 국가고시합격, 의과대학, 성형외과, 일반외과, 소아과 , 비뇨기과, 정형외과, 픽스턴, 크록스

3 years ago
1

모두가 퇴근하는 오후, 도시의 빛이 하나 둘 사라져갈 때 밤낮없이 24시간 불이 켜진 곳이 있다. 바로 병원이다. 의사들, 특히 병원 인턴들, 그들은 어떤 삶의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화려하고 멋지기만 할까? 이 책은 병원이라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인턴 의사가 1년의 수련 기간 동안 각 과를 돌며 경험했던 기록을 엮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 넓게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겪는 고충과 ‘의사’라는 간판에 가려진 그들만의 고민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저자소개
저자 : 박성우
저자 박성우는 스위스에서 국제학교를 다니고, 입시의 지옥 강남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작가의 꿈을 안고 치룬 수능 시험에서 낙방, 이후 부모님의 바람대로 이과로 전향하여 울산대학교 의과 대학에 들어갔다. 6년의 의과대학과 1년의 인턴 수련을 거쳐 서울아산병원에서 성형외과 전공의 수련을 받았다. ‘글 쓰는’ 성형외과 의사로서 세상에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닫기
목차
머리말

1장 인턴의 시작
미용실 이론 | 의사 면허 | 인턴 면접 보던 날 | 끊임없는 교육 | 인턴, 신고합니다

2장 인턴의 세계
내과 | 지방 파견근무: 보령 | 마취과 | 성형외과 | 지방 파견근무: 강릉 | 일반외과 | 소아과 | 비뇨기과 | 정형외과 | 픽스턴

3부 인턴의 삶
퐁당 | 의사들의 줄임말 | 쾌락 적응 | 잊지 못할 생일 선물 | 가을은 선택의 계절 | 기회란 멋진 것 | 인턴의 필수품, 크록스 | A턴과 C턴 | 1대 1의 비밀 | 인턴의 크리스마스 | 마지막 인턴 세대

부록1. 의사 국가고시 스케치 272
부록2. 의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에필로그
책 속으로
호흡기내과 병동 인턴에게는 동맥혈 채혈 검사가 기본인 경우가 많아 흡혈귀 같다는 별명도 익숙하다. 사소하고 우습지만 지날수록 제법 손에 익숙해지면 한 번에 채혈되는 때가 늘어나고 그것이 적잖이 뿌듯하다. 환자들이 아프지 않다고 하면서 선생님 솜씨가 좋다고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계를 해주던 작년도 인턴 선생님, 지금은 내과 전공의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선생님, 시간이 지나면 ABGA도 100퍼센트 성공률인가요?”라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나중에는 ‘던지면 꽂힌다’는 수준까지 도달한다”였다.
_33쪽(2장, 내과, ‘공포의 동맥혈 채혈’)

서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첫 절개에 큰 의미를 둔다. 첫 절개는 수술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다.(…)삶은 드라마처럼 극적인 사건들로 진행되지 않는다. 일상은 서로에게 치이고 흘러가는 감정들로 인해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다. 오늘 ‘처음’의 입회자는 나와 보령 병원 정형외과 과장님, 그리고 스크럽 간호사 셋이었다. 보령 병원의 조용한 수술방에서 진행되었지만 지나고 나니 아름답게 느껴진다.
_85쪽(2장, 지방파견근무: 보령, ‘첫 절개’)

마취과 의사는 여객기 조종사와 비슷하다. 수술 때문에 긴장되어 있는 환자를 안정시키고 편하게 마취를 유도한다. 수술 도중 환자가 안정적인 상태를 이루게 하고 서젼이 편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안전하게 마취에서 깨어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전 과정. 이 과정이 비행처럼 느껴졌다. 매끄럽고 안전하게 이륙하고 착륙할 때도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비행기 조종사의 모습 말이다.
_104-105쪽(2장, 마취과, ‘마취, 이륙하겠습니다’)

일을 시켰을 때도 다 못하겠지 생각하지만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추게 된다는 것이다. 14시간 동안 한숨도 쉬지 않고 수술 스크럽을 섰다는 간이식외과의 인턴 이야기. 36시간 잠도 자지 않고 응급실 근무를 했다는 영웅담은 괜히 들리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는가? 병원에서의 답은 ‘인턴에게 시킨다’이다._122쪽(2장_성형외과, ‘하면 할 수 있고 시키면 되어 있다’)

지금 애들한테 인기 있는 과는 잘 생각해봐야 해. 그 과가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건 아무도 모를뿐더러 의료계 안에서 그런 유행은 반복되어 왔어. 무슨 의사가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 과를 정할 때 다른 조건들도 중요하겠지만 네 인생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 느껴야 해. 그리고 무엇을 선택하든지 쉬운 길은 없다. 이제 좀 편해질까 싶으면 또 다른 힘든 고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그러니까 그런 각오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알아들었냐?_179쪽(2장, 일반외과, ‘선배의 충고’)

“왜 다들 비뇨기과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남자 고추만 보는 과라고 생각하는 거야!” 개원가에서 이루어지는 비뇨기과 진료와 종합병원에서 마주하는 비뇨기 진료에 큰 격차가 있다. 비뇨기과에도 외과만큼이나 재미있는 수술들이 많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그것인데 최근 이와 관련하여 의료 사고나 수술 비용 때문에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어 사람들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_203쪽(2장_비뇨기과, ‘비뇨기과에 대한 오해’)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은 책으로 배울 수 없다. 환자에게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혹은 수술 받기 전후 맞게 되는 자신의 감정과 변화하는 주변 상황 역시 중요하다. 환자를 보살피는 의사의 역량은 인턴 시절에 길러지는 것이다. 청춘의사들이 병과 싸우느라 약해진 환자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 그것은 인턴 시절 1년뿐이다._270쪽(3장_인턴의 삶, ‘마지막 인턴세대’) 닫기
출판사 서평
인턴 기간은 의대 시절 ‘이런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실천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의사라는 명패를 가지고 생활했던 1년이기도 했다. ‘의사’라는 무게가 무겁지만 보람차고 재미있었던 시간, 힘들었지만 치열했던 날들로 기억되는 시기. 굿바이 인턴!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_본문 중에서

사회에 나오면 한 번쯤 겪게 되면 인턴 과정. 통과의례 같은 이 과정은 사회의 일원으로, 한 사람의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간이다. 어쩌면 이 시간을 거친 후에야 어렴풋이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퇴근하는 오후, 도시의 빛이 하나 둘 사라져갈 때 밤낮없이 24시간 불이 켜진 곳이 있다. 바로 병원이다. 의사들, 특히 병원 인턴들, 그들은 어떤 삶의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화려하고 멋지기만 할까? 이 책은 병원이라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인턴 의사가 1년의 수련 기간 동안 각 과를 돌며 경험했던 기록을 엮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 넓게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겪는 고충과 ‘의사’라는 간판에 가려진 그들만의 고민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이 있다”
좌충우돌 인턴이 바라본 병원 이야기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 종합병원 인턴 1년의 기록을 모았다. 의사들이 사회에(병원에) 첫 발을 내딛게 되기 전부터 초보 의사로 겪는 병동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삶을 시간 순으로 이야기한다.

1장, 인턴의 시작은 종합병원의 인턴선발 과정과 그 이후 첫 근무까지,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있는 초보 의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의사가 되기 전의 마음과,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까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2장, 인턴의 세계에서는 1년 12달, 서로 다른 과를 순환 근무하는 동안 벌어진 병동의 모습을 보여준다. “병실에 들어서면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내가 또 피를 뽑혀야 하나’라는 눈길을 보낸다.”(33쪽) 인턴에게는 가장 어려운 동맥 채혈에 익숙해지고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의사와 환자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과 관계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다.(166쪽) 무엇보다 이 장에서는 각 과를 돌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왜곡 없이 날 것 그대로 기록해 한편의 의학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3장, 인턴의 삶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인턴만의 고충을 담았다. 밤낮없이 돌아가는 그들의 하루 너머의 삶, 울고 웃는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미 넘치는 모습 또한 지켜볼 수 있다.

우리 모르는 의사들의 고민
이 시대 청춘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다

흔히 의대에 들어가면, 의사가 되면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동시에 얻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인턴을 마칠 무렵, 평생 전공을 선택하는 젊은 의사들의 고민은 현재를 살아가는 취준생들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가 되고 나니 친구들이 으레 ‘의느님’이라고 놀리면서 고민 없겠다고, 이제 남부럽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새내기 의사들도 눈치를 보고 남과 비교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떤 과가 잘 나가고 어떤 과는 전망이 안 좋다는 비교가 그러했다. 인턴을 마치고 무슨 전공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러했다.(74쪽)

“피안성의 시대가 지나가고 정재영을 지나 마방진의 시대가 도래했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이 셋을 줄여 ‘피안성’의 시대라고 불렀다. 하지만 ‘피안성’의 파급력도 오래가지 못했다. 의료 환경의 변화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정재영’을 일으켰다. 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이 세 곳의 특징은 몸이 고되지 않고 오래 진료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232쪽)

초보 의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까지 그들이 경험하는 ‘처음’ 역시 각자의 영역에 있는 수많은 인턴과 다르지 않다. 무슨 일이든, 어느 단계이든 고난은 있다.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병원 인턴 의사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진지하지만 때론 인간미 넘치는 그들의 삶을 통해 이 시대 청춘들에게는 위로를, 초심을 잃어버린 이들에게는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Loadin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