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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발레리나의 화가, 에드가 드가, 알고보니 성범죄 현장을 그렸다고, 실내 강간, 발레리노, 무대 위 발레 리허설, 화려한 무대 뒤편, 치열하고 은밀
등 하나 켜진 음침한 방 안.
그곳에 사내와 소녀가 있습니다.
등을 돌 린 소녀가 손으로 얼굴을 훔치고 있습니다.
아마 울고 있는 모양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무기력해 보입니다.
사내는 문 앞에 꼿꼿이 서서 그런 소녀를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소녀의 헝클어진 옷매무새, 흐트러진 실내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암시합니다.
정말 악질 중 최악질의 범죄 현장입니다.드가의 작품 실내(강간)입니다. 이 그림을 뜯어
보면 작품 제목이 왜 〈실내(강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드가가 이런 범죄 현장을? 도대체 왜?
‘발레리나의 화가’로 기억되는
드가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갑자기
특수 범죄 용의자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왜 드가는 이런 불쾌한 그림을 그렸을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생전에 드가가 제작의도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제, 그 답을 찾는 건 관객인 우리의 몫입니다.
아무래도 드가의 삶을 깊이 파헤쳐 추론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1870년, 서른여섯의 드가는
시력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또렷하게 보이던 대상들이 흐릿하게 일그러지고,
눈이 너무 부셔 점차 빛을 피하게 되죠.
여인과의 로맨스까지 버리고
화가의 길을 선택한 드가에게
눈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을 텐데요.
자신의 예술 세계를 꽃 피우기도 전에
눈이 제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장님이 되어 그림을 못 그리게 되면 어쩌나’ 하는
절망과 불안 속에서 살게 됩니다.
이것은 심한 강박 관념으로 발전하는데요.
눈에 손상을 주는 모든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성격 또한 더욱 까칠해집니다.
바로 이 무렵, 드가는 발레리나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가 어둠에 대 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때부터 말이죠
어? 발레리나가 어디 있나요?
온통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연주자뿐입니다.
발레리나는 무대 위에 살짝 보입니다.
그것도 얼굴이 모두 화면에서 잘려 보이지 않네요.
그렇습니다. 발레리나를 그린 드가의
첫 작품의 주인공은 그녀들이 아니었습니다.
작품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연주자들이었던 거죠.
이때 드가에게 발레리나는 연주자들의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배경효과일 뿐이었습니다.
남성 연주자들은 매우 고전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린 반면, 여성 발레리나들은 흩어져
사라질 듯 몽롱하게 표현했습니다.
극명한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 한 장이 앞으로
드가의 행보를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바로 배경효과로만 생각했던
발레리나에 대한 주위 평들이 유독 좋았던 것이죠.
신약 발명을 위한 연구 끝에 예상치 못한 ‘초대박 명약’을
발명했다고 해야 할까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드가는 재빨리 신작을 그려냅니다.
바로 〈관현악단의 연주자들〉입니다
1~2년 사이 확 달라진 구성입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제목에는 여전히 연주자들을 내세우지만,
그림에서 그들은 너무 클로즈업되어
오히려 검은 배경 같아 보입니다.
반면, 연주자들보다 밝고 오묘한 색채로 표현된
춤추는 발레리나에게선 시선을 떼기 어렵습니다.
감독 드가의 스크린에서 발레리나는 이제 더 이상 조연이 아닙니다.
당당히 주연으로 드가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드가의 ‘발레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려는 듯 보입니다.
잠깐, 그런데 드가는 왜 유독 발레리나에게 몰두했던 걸까요?
금욕주의 독신남이라 여자를 멀리했지만,
사실은 동경했던 걸까요?
그 진실을 알기 위해선 당시 발레리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드가는 ‘있는 그대로의’ 발레리나를 보았습니다.
화려한 무대 뒤편, 치열하고 은밀한
그녀들의 삶을 날카롭게 포착했죠.
그가 그린 발레리나를 보면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뭔가 음산하고 기묘한 기분이 드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대 위 발레 리허설〉은 드가의 수많은
발레 그림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걸작입니다.
독특한 색감과 기발한 구성으로 드가의
독창성이 단번에 느껴지죠.
하지만 이제는 마냥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림을 보세요.
발레리나들이 공연 전 열심히 몸을 풀며 리허설 중입니다.
그림 중앙에 있는 검은 정장의 대머리 사내는
그녀들을 지휘하는 선생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이상한 사내들이 눈에 띕니다.
리허설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남자가 무대 맨 뒤편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데요.
왼쪽 남자가 실크해트를 쓴 것으로 보아
부유한 남자들로 보입니다.
이들이 바로 스폰서입니다.
그들은 그곳에 앉아 자신과 하룻밤을 보낼
발레리나를 물색하는 것입니다.
발레리나는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내며
무대에서 춤을 추고, 실크해트의 남자는
자신의 쾌락을 채우기 위해 그녀들의 무대를 찾습니다.
참으로 어이 없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65세 노인이 된 드가는 시력을 많이 잃었지만 시를 씁니다.
자신의 몹쓸 눈 때문에 원하는 만큼 예술을 표현하지 못한
답답함을 시로 대신했던 걸까요?
역시 드가는 발레리나를 주제로 다수의 시를 씁니다.
낮이나 밤이나 연습에 몰두하는 그녀
그녀의 가치를 알아본 즐거움이 밀려오네
아직 빈민가의 흔적을 떼버리지 못한 그녀
-〈어린 무용수〉 중에서
거짓의 교수대 아래 너의 무한한 예술이 보이네
너의 발걸음을 쫓지도 못하는 나는 너를 생각하네
그렇게 너는 다가와 이 늙은 멍청이를 괴롭히네
-제목 미상 중에서
그가 발레리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빈민가 출신의 발레리나에게서
무한한 예술을 발견하며 자신을
‘늙은 멍청이’로 낮추는 드가.
그에게서 신사 예술가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실제 드가는 발레리나가 생활하는 공간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 호흡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과 생각에 동화되었죠.
한번은 한 소녀가 연습 중 부상을 입어 바닥에 쓰러져 울다
사람들에게 들려 옮겨지는 모습을 보고는
한없는 우울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드가는 마치 ‘발 레리나는 나와 같다’는 마음으로
애정을 가지고 그들을 그리고 또 그렸던 것 같습니다.
소녀들도 드가의 그런 진심을 알아주었고,
자신들을 그려주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소녀들에게 드가는 고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발레리노’였는지도 모릅니다.
발레리나의 화가, 에드가 드가의
더 많은 이야기는 책 #방구석미술관 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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