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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워, 크리스밀러, 페어차일드, 모리타, 소니, 웨스턴일렉트릭, 실리콘밸리, 트랜지스터라디오, 샤프전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일본반도체, 덤핑, 반도체공생관계, 인텔, 한국대항마
반도체 및 미중 반도체 전쟁 관련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몇 가지 점에서 다른 책과 궤를 달리한다. 첫째, 『칩 워』는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라 국제정치 전공자가 썼다. 따라서 이 책은 반도체를 둘러싼 현재의 복잡한 세계 상황을 단순히 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까지 포괄해 종합적으로 다룬다. 그것도 철저히 미국의 관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현재 반도체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속내를 정직하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둘째, 『칩 워』는 저자가 미국과 유럽의 도서관은 물론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문서보관소의 다양한 문헌을 섭렵하고 국내외 반도체 업계, 학계, 정부 주요 인사 100여 명 이상을 인터뷰해서 쓴 책으로 반도체 관련 심층 리포트라 할 만하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칩 워』는 스릴러물처럼 읽힐 정도로 흥미진진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서평 담당자가 “이 책은 논픽션 스릴러다. 영화 [차이나 신드롬]이나 [미션 임파서블]처럼 긴박감 넘친다”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다. 이 책 출간 후 32주 연속 국제경제 분야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아마도 이런 요인 때문일 것이다.
군사적 필요성, 즉 전쟁 대비가
반도체 기술 탄생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인 반도체라는 물건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으며, 오늘날 왜 이렇게 모든 나라가 아우성을 칠 정도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반도체 그 자체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전기가 흐르는 물질을 도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부도체라고 부르는데, 실리콘과 게르마늄 등 몇몇 원소는 특정 조건에 따라 전기가 흐르기도 하고 흐르지도 않기도 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이 특성을 활용한 물건에 ‘반도체(semiconductor)’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 본래 목적에만 쓰이는 법은 없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부차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 오히려 더 크고 더 강력한 시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반도체는 그 대표적 사례였다.
그 이후 일본 기업이 시장을 틀어쥐자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의회와 펜타곤을 오가며 로비에 나섰다. 그들은 자유 시장에 대한 신념은 잠시 접어둔 채 경쟁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컴퓨터 칩이나 포테이토 칩이나 뭐가 다르냐는 주장에 실리콘밸리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반도체는 전략적 가치가 있는 반면에 감자는 그렇지 않으니 자신들이 만드는 칩은 정부의 도움을 받을 만하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주장이었다.(
대만은 어떻게 성공했는가
이렇듯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세계 전략과 반도체 기술을 군사가 아닌 민간 시장에서 소비함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했던 미국 기업들의 자본주의적 열망이 결합된 결과다. 하지만 세상에는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소련이나 중국이 이걸 지켜보고만 있었을까?
소련은 일찌감치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소련은 결국 실패했다. 물리학자들이 부족해서도 뒤떨어져서도 아니었다. 초기에는 소련이 우주 개발에서 미국을 앞서 나갈 정도로 우수한 물리학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소련에는 2000년 결국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잭 킬비(당시 집적회로의 공동 발명자인 밥 노이스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와 공동 수상한 조레스 알페로프(Zhores Alferov)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소련이 왜 반도체 개발에는 실패했을까? 그것도 최고위층에서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반도체를 “베끼라”고까지 하며 독려했음에도 말이다. 그 이유는 소련이 물량은 뽑아낼 수 있을지언정 품질이나 순도에서는 미국과 현격한 격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비조차 제대로 구비할 수 없었다.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가 반도체를 비롯한 고급 기술이 소련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8장)
결국 소련의 반도체 설비는 상대적으로 덜 섬세한 장비와 덜 순수한 재료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정상 작동하는 칩의 생산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스파이는?
스파이 행위로 쇼킨과 엔지니어들이 얻을 수 있는 성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칩을 훔쳐 왔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내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케이크를 훔쳐 온다 한들 그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도체라는 케이크를 굽는 레시피는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해져 있었다.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쇼클리의 수업을 들은 교환학생이라면 똑똑한 물리학자가 될 수는 있었겠지만, 어떤 화학 물질을 어떤 온도로 맞춰야 하는지, 포토레지스트를 얼마나 오래 빛에 노출시켜야 하는지 등과 같은 지식은 앤디 그로브나 메리 앤 포터 같은 엔지니어들의 것이었다. 칩 제작은 모든 단계마다 특별한 지식이 필요했고, 그 지식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다른 공정에 관여하는 사람이면 잘 모를 정도였다. 이런 유형의 노하우는 많은 경우 문서로도 정리되지 않는다. 소련 스파이들이 이미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회사에 침투해 있었지만 반도체 생산에는 더 많은 디테일과 지식이 필요했고, 그런 건 가장 탁월한 스파이조차 훔쳐 올 수 없는 것이었다.(111-112쪽)
그렇다면 중국은 어땠을까? 사실 중국도 소련과 비슷한 종류의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도 훨씬 더 극단적인 형태였다. 중국의 경우 1950년대 초 베이징에 반도체 소자를 과학 연구 우선순위로 확정 짓고, 세계 각국에서 관련 전문가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1960년에 최초의 반도체 연구 기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1965년에는 실제로 중국산 반도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는 밥 노이스와 잭 킬비가 반도체를 개발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1966년에 일어난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모든 것을 망쳐 버렸다. 그리고 이후 중국은 반도체와 관련 ‘잃어버린 20년’을 보내야 했다. 반면 그 사이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기술 위에서 첨단 제조업을 수행하는 나라가 되기 위한 수순을 밟아 나갔다.(301-303쪽) 중국의 마오쩌둥이 한국에 엄청난 기회를 마련해 준 셈이다.
반면에 또 하나의 중국 대만은 전혀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 그들은 다음에서 인용에서 재연되듯이 거의 모든 것을 내던지다시피 하면서 반도체에 매달렸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국, 한국, 대만을 반도체 산업의 3축 중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었으니 말이다.
1985년 리궈딩은 대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자리에 모리스 창을 앉혔다. 리궈딩이 말했다. “우리는 대만 반도체 산업을 원합니다. 말해 보시오.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중략) 대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전권을 맡기고 백지수표를 써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모리스 창의 마음이 끌렸다. 54세의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창이 대만으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그전까지 비즈니스 목적으로 대만을 단 한 번 방문했을 뿐이다.(289-292쪽)
미국은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우리가 흔히 품는 상상이 있다. 미국 정부, 특히 국방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기술 발전을 쥐락펴락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1970년대 정도까지만 참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이익 확대를 위해 반도체를 저렴한 가격에 생산하여 전자 기술 혁명을 민간 시장에 뿌리면서 미국 정부의 통제력을 약화시켜 나갔다.
실제로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이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은 결코 미국 정부의 ‘의도’가 아니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다. 더 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것, 더 많은 이들에게 판매할 것, 더 큰 수요를 이끌어 낼 것. 이를 위해 달려가는 자본주의의 힘은 거침없이 세계화를 향했다. 처음에는 일본이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원이었고, 일본이 너무 커 가는 것을 경계한 미국의 정책 덕분에 한국과 대만이 일본의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그리고 거기에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보다 정확하게는 과거의 일본처럼 아니 일본보다 더 위협적으로 변하는 것을 미국이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칩 워』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에 독자 스스로 그러한 답을 얻어내도록 충분한 정보와 맥락을 제공한다. 『칩 워』는 미국 학계의 기린아가 미국 정계와 산업계의 ‘인사이더’들을 취재하고 연구하여 내놓은 일종의 천기누설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반도체는 미국의 핵 기지에서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두뇌가 되었다. 반도체의 힘으로 유도되는 미사일은 베트남전에서 첫선을 보이고, 걸프전에서 그 압도적 위용을 과시했다. 중동에서 군사력으로 가장 강력한 나라로 꼽히던 이라크의 정예 군대가,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날아와 꽂히는 미국의 미사일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걸프전의 승리와 소련의 해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았다. 미국의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소련의 엘리트들은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상실했다. 1991년 초, 걸프전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1991년 말, 냉전 역시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소련의 물량 공세 앞에서 미국이 택한 ‘상쇄 전략’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물론 반도체가 영원히 미국‘만’의 힘으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고도화된 첨단 반도체에 힘입어 국방 전략을 짠다는 것은, 그 고도화된 반도체에 의존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고 점점 복잡해지면서 미국이 반도체에 대한 전적인 통제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데 있다. 아마 미국이 일본을 본격적으로 견제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술, 군사, 경제. 반도체라는 하나의 상품 안에는 이렇듯 많은 맥락이 포함되어 있다. 『칩 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촉망받는 신예 역사학자이자 국제정치학자로서 반도체 산업의 각 분야를 치열하게 취재하고 학습하여 이 세 요소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말하자면 3차원 회로로 구성되어 있는 최첨단 3나노 반도체와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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