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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동양의 연금술적 텍스트와 서양의 사상체계 사이의 접점
이 책 『황금꽃의 비밀』의 원전은 중국의 도교 경전 『태을금화종지』이다. 낯선 이름의 이 책은 도교에서 파생된 비교 종파인 ‘금단교(金丹敎)’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금단교의 창시자이자 이 책의 지은이인 여동빈(呂洞賓)은 중국에서 팔선인(八仙人)이라 불리는 도교의 대가들 중 한 사람으로, 한나라 시대 이후 일종의 마법 수준으로 전락해 있던 도교의 현실을 개혁하고자 했다. 당시 많은 도교 술사들은 연금술을, 하찮은 물질에서 금을 생산하고 불사의 선약(仙藥)을 만드는 기술 정도로 여겼다. 노자 사후에 그의 가르침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면서, ‘사상’은 사라진 채 변질되고 왜곡된 ‘기술’만 남아 후세에 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동빈은 도교의 연금술적 표현들이 수행자의 심리적 과정에 대한 상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그가 쓴 『태을금화종지』에 잘 반영되어 있다. 이 책 『황금꽃의 비밀』에 실린 융의 해설에서도 이 점은 재차 강조되고 있다.
『태을금화종지』는 기본적으로 도교 계열의 경전이지만, 불교와 유교, 심지어 기독교의 사상에도 맥이 닿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선 불교 경전의 개념과 용어가 텍스트 속에서 상당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당시 대승불교가 중국의 사상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다. 유교의 영향은 『역경』, 즉 『주역』의 팔괘(八卦)가 텍스트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행 과정에서 겪게 되는 내면의 변화 과정들을 팔괘를 통해 표현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기독교의 성구(聖句) 속에 등장하는 상징적 개념들과 유사한 상징들이 이 텍스트 속에도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융은,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가 당나라 시대 중국에 유입되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다. 그는 금단교의 제의 전통에서 네스토리우스파의 것과 유사한 흔적이 보인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금단교에 네스토리우스파적 기독교 사상이 접목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이 기독교 사상 체계 위에 선 서양인들이 고대 동양의 정신세계를 담은 이 생소한 텍스트에 다가서는 데 도움을 줄 것임을 언급한다.
한편 융은 이 텍스트를 현대심리학적으로 이해하는 길을 제시하기에 앞서, 자신이 이 텍스트를 통해 내밀한 동양 지혜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었음을 밝힌다. 융은 빌헬름에게서 이 텍스트를 전해받으며, 정신과 의사로 작업하면서 그가 터득한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서양인들에게 곧바로 동양적 명상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융은 강조한다. 자신이 서양(유럽)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고, 유럽적 토대 위에서 동양의 정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인으로서 ‘자부심’을 품고 동양의 정신문화를 대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학문적 이해라는 외투로 자신의 본심을 위장”하는 “지성인의 연민스러운 거드름”을 지닌 채로 그것을 대한다면, 동양 정신문화의 가치를 평가절하한 채 오해하고 마는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아울러 경고한다.
우리 시대에 정신적 구걸을 하는 자들은, 유감스럽게도 마치 적선을 받듯이 너무나 쉽게 동양의 방법과 방식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략) 동양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해온 어떤 작업에 도움이 되어야만 합니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진부한 오류들로 여김으로써 우리 자신의 토대를 버리고 마치 고향도 없는 해적들처럼 낯선 해안에 은밀히 정착한다면, 도대체 『우파니샤드』의 지혜나 중국 도가의 통찰이 우리에게 무엇이 유용하겠습니까? (중략) 우리의 길은 유럽의 현실에서 시작되는 것이지, 자신의 현실 너머 스스로를 망각하게 되는 요가 훈련에서 시작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본문 27~28쪽)
학문은 서양 정신의 도구이므로, 이를 잘 사용한다면 더 다양한 문을 열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분명 우리의 이해에 한몫을 차지하지만, 그것을 통해 수용된 것만을 이해의 전부로 간주한다면 학문적 통찰은 흐려지고 만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더 폭넓고 심오하고 고귀한 이해를 가르치는, 즉 생명을 통하여 이해하고 있는 동양이 있다. 우리는 이런 동양의 것을 단지 종교적인 표현 방식에서 비롯된 아련한 그림자 같은 심정 상태로서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동양적 ‘지혜’를 인용 부호 안에 집어넣으면서, 신앙과 미신이라는 모호한 영역으로 추방해버린다. 이로써 결국 동양적인 ‘사실성’은 전적으로 잘못 이해되어버린다. 그것은 금욕적인 은자나 기인들에 속하는 낭만적인, 혹은 지나치게 신비적인 것으로 강조된 병적일 정도의 직감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적인 지성이 꽃피워내는 실제적인 통찰이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과소평가할 어떠한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 (본문 38~39쪽)
융은 동양의 정신 수행에서 발견되는 특별한 심혼적 상태를 올바로 이해하고 그 내밀한 지혜의 세계를 경험하기에 적절한 서양적 도구로서 ‘심리학’을 제시한다. 그는 “심혼적 상태와 상징학의 일치를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서양의 지성에 기반을 둔 채, 동양의 낯선 정신의 특징과 유비되는 각 정신 요소의 발전을 통해 의식의 확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비’를 통해 동양 정신의 내면에 이르는 통로에 우회적으로 접근할 때, 서양인으로서의 고유한 뿌리가 희생되는 일 없이 건강한 상태로 동양 정신의 깊은 곳에까지 가닿을 수 있다고 융은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환자들이 아무런 동양적 영향 없이 그려낸 만다라 그림 10점을 참고 자료로 제시한다. 이 자생적인 유럽의 만다라들은, 인류가 동서양의 차이를 넘어선 보편의 원형적 심상을 공유한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는 가시적인 예다. 이상의 내용은 이 책의 1부 ‘융의 해설’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빌헬름의 텍스트 번역: 동양 사상의 기본 개념 그리고 『태을금화종지』
『황금꽃의 비밀』 2부는 서양인을 위한 『태을금화종지』 텍스트의 번역과 그 주해를 담고 있다. 주지하는 바처럼, 이 번역은 리하르트 빌헬름이 장장 20여 년에 걸쳐 중국 현지에서 축적한 동양 사상체계에 대한 탁월한 이해가 바탕을 이룬다. 따라서 본격적인 번역 및 주해를 제시하기에 앞서, 텍스트의 기저에 깔려 있는 동양 사상체계의 기본 개념들과 정신을 소개하고, 이것이 서양 심리학의 어떤 개념들에 대응되는지 꼼꼼히 짚어낸다. 이어지는 본 내용은, 텍스트 원문을 단계적으로 이해해나갈 수 있도록 일정 분량에 해당하는 번역을 수행하고 그 부분의 요지에 대한 상세한 주해를 제시하는 구성을 거듭해나간다.
텍스트는 우선 ‘황금의 꽃’이라 표현되는 ‘생명의 선약(엘릭시어Elixier, 즉 금단金丹)’에 이르는 길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수행자는 침잠과 고요의 자세를 바탕으로, 하늘과 땅의 대극적 구분 너머에 있는 근원적 정신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수행을 진행해야 한다. 심장에 머물며 혼란과 쾌락을 부추겨 근원적 씨앗을 소모하게 하는 ‘의식적 정신’을 참된 본성의 ‘근원적 정신’으로 변환하면, 수행자는 하늘과 땅, 지옥에서 헛되이 보내는 영겁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의식적 정신을 제어하여 근원적 정신으로 변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바로 ‘빛의 원환주행’으로, 『태을금화종지』는 텍스트 초중반에 걸쳐 그 구체적인 수행의 가르침을 설명한다. 이어 빛의 원환주행을 넘어서서 더 자유롭게 나아가는 비법을 다룬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번역과 주해를 찬찬히 읽어가다보면 도교, 특히 금단교적 수행의 구체적인 과정과 각 단계별 주의 사항, 그리고 수행자가 스스로 수행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해주는 현상적 징후들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뒷부분에는 『태을금화종지』와 비슷한 전통에 뿌리를 둔 『혜명경(慧命經)』이라는 텍스트를 추가로 제시하여 수행의 심화를 돕는다. 청나라 시대의 승려이자 도사인 유화양(柳華陽)이 불교와 도교의 사상을 혼합해 작성한 소책자로, 성(性)과 명(命)을 통합해 도(道)를 완수하는 비법을 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중국연구소에서 빌헬름의 조교로 있었던 로(L. C. Lo)가 번역하고 빌헬름이 감수했다.
국제 융학파 정신분석가의 독일어 원전 완역
융은 『태을금화종지』에 대한 해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서구가 동양을 침범한 것은 곧 위대한 문화양식에 침입한 것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였다. 그것이 우리에게 동양의 정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고상한) 의무를 지게 했다.” 융과 빌헬름은 학문적 연구를 통해 이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고,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바로 이 책 『황금꽃의 비밀』을 내놓았다. 서양 열강의 제국주의적 식민 지배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던 20세기 초. 혼탁한 시대적 분위기를 뚫고 생산된 서양 지식인의 이와 같은 자성의 결과물들은, 서구사회가 동양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그 우수한 정신문화를 배우고자 애쓰는 오늘의 모습을 낳은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지배로 위축되었던 동양 정신문화의 회복 작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한국어판의 옮긴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 텍스트를 읽는 현대의 동양인인 우리는 어쩌면 서양인의 입장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도 더이상 내면에서 객관정신을 경험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현대심리학으로 동양의 연금술을 이해하게 된다.” 엄연히 동양인임에도 자기 문화권의 고전을 이처럼 서양적 이해를 거쳐 접해야 하는 상황은 분명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동양 사상의 깊은 이해를 통해 더욱 풍성한 독서의 계기를 제공하는 텍스트를 이제라도 만나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라 할 만하다.
융과 빌헬름이 『황금꽃의 비밀』을 펴낸 건 1929년의 일. 그로부터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오늘, 영어나 일본어 중역을 거치치 않고 한국 최초로 독일어 원전을 완역한 이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로써 독자는 20세기 초 서양의 지성이 동양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분석했는지 보다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융 저작의 해석에 정통한 국제 융학파 정신분석가가 번역한 이 책은, 분석심리학을 개척하고 연구한 정신의학의 대가 융의 텍스트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또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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